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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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혼인한 A씨와 B씨는 2006년 아들 C군을 낳고 살다가 2019년 이혼했습니다. 아내인 B씨는 2020년 1월 새 남편인 D씨와 재혼했으나 같은 해 6월 이혼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D씨가 이혼 직후인 2020년 6월 B씨와 C군이 사는 아파트에 침입해 C군을 살해한 뒤 B씨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유족은 B씨의 유산을 정리하던 중 B씨가 2018년 K보험사와 맺은 생명보험계약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B씨는 계약 내용에 대해 피보험자 B씨, 만기 시 생존수익자 B씨, 사망수익자 C군, 일반상해사망보험금 5000만원으로 정했습니다.

사망한 B씨에게는 부모인 X씨와 Y씨가 아직 생존해 있습니다. 이런 경우 K보험회사 보험금채권은 누구에게 돌아갈까요.
자료=법무법인 트리니티
자료=법무법인 트리니티
이 사례는 최근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의 내용입니다.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지만, 법률적인 측면에서는 보험금을 C군의 아버지인 A씨가 받게 될지 아니면 B씨의 부모인 X씨, Y씨가 취득하는지가 문제가 됐습니다. 결국 이에 대해 대법원은 A씨에게 2분의 1, B씨의 부모인 X씨, Y씨에게는 각각 4분의 1씩 지분이 귀속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원래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C군이 사망하고 보험계약자인 B씨가 수익자를 재지정하기 전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C군의 아버지인 A씨가 상속인이 되고, B씨의 부모는 C군의 어머니인 B씨의 상속인으로 순차 상속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 사람 모두 보험수익자가 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5. 2. 20. 선고 2022다306048, 2022다306055, 2022다306062 판결).

그런데 보험수익자가 보험 존속 중 사망한 경우에 보험계약자가 재지정권을 행사하지 않고 사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한다는 것이 상법의 규정입니다(제733조 3항). 그렇다면 C군의 상속인인 A씨가 단독으로 보험금채권을 취득한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지정 보험수익자인 C군이 사망했는데도 B씨가 재지정권을 행사하지 않아 보험수익자가 없게 된 상태에서 B씨가 사망해 상법에 따라 C군의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되는데, 그때는 이미 B씨가 사망한 후인 만큼 C군에게는 아버지 A씨만이 상속인으로 남아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B씨가 먼저 사망하고 그다음 C군이 사망했다면 상법이 아닌 민법에 따라 A씨가 단독으로 보험금채권을 취득할 것입니다. B씨가 사망해 보험사고가 발생했고 따라서 지정 보험수익자인 C군이 보험금채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그 후에 C군이 사망하면 C군의 재산은 C군의 상속인인 A씨에게 귀속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망 순서가 이와 같았다면 B씨가 남긴 다른 상속재산에 대해서도 A씨가 단독으로 상속받게 될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상훈 법무법인 트리니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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