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美 관세에 요동치는 증시…조선·방산·화장품株 대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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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美 관세에 요동치는 증시…조선·방산·화장품株 대응할 때
[마켓칼럼] 美 관세에 요동치는 증시…조선·방산·화장품株 대응할 때
김대현 하나증권 용산WM센터 센터장
변동성이 극심한 주식시장이다.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강행한 이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거래일간 10.5% 하락했다. 이는 과거 50년간 2거래일의 낙폭 중 1987년 블랙먼데이(-24.6%) 코로나19 펜데믹(-13.9%) 금융위기(-12.4%)에 이어 역대 4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투자자들은 그간 1분기 미국 증시 조정이 트럼프의 관세 우려를 선반영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0% 내외의 실효 관세율을 부과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20% 이상의 관세부과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단 점도 문제다. 미국이 중국에 104%의 추가 과세를 부과했고, 이에 중국도 10일부터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기존 34%에서 84%로 높이겠다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미국 국채 30년물은 지난 9일 장중에 0.237%포인트 오른 4.997%까지 치솟아 5%에 근접했는데 증권가에서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기 시작했단 이야기도 있다. 중국은 일본에 이은 세계 2위 미국 국채 보유국이다. 2013년 말 1조3167억달러에 달했던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연초 기준 7600억달러 수준까지 빠르게 줄었다. 미국 정부가 향후 6개월 동안 차환해야 할 부채가 7조달러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에서 중국의 국채 매도는 금리 상승을 야기해 미·중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교역국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단 소식은 불행 중 다행이다. 미국 증시도 반등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투자자들은 각국의 대응과 흘러가는 상황을 계속해서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다.

시장에선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어떻게 달라질지 우려한다. 이 와중에 조선과 방산 기업들의 수출 지표는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 미국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은 작년 미국 수입품 중 프랑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만큼 제품 단가를 인상해 관세 부과에 따른 수익성 우려를 어느 정도 상쇄시킬 것으로 본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관세의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타 업종 대비 하락 폭도 큰 편이다. 다만 관세 우려가 일부 진정되면 가장 먼저 주가가 오를 업종이기도 하다.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어느새 각각 8배, 0.8배 수준으로 내려왔다. 미국발(發) 관세 우려에 증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오히려 공포에 움츠릴 때 저평가주를 싸게 담는 것이 중요하다. 변동성 장세 속에서 수출 지표가 개선되는 조선을 비롯해 방산, 미용, 화장품, 전력 인프라 업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