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스마트머니 베팅일까"…'빚투' 크게 늘어난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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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사진은 직접적 연관없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사진은 직접적 연관없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주식시장의 ‘빚투(빚 내서 투자)' 규모가 18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연초 이후 두달여만에 2조원 넘게 늘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돋보이는 상승세를 기록한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신용융자잔고는 17조9460억원이다. 작년말(15조8170억원) 대비 13.59%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9.62%, 코스닥은 13.45% 상승했다.

신용잔고가 쌓인, 빚투가 많은 종목을 위험하게 보기도 한다. 주가가 크게 하락해 담보비율 이하로 내려가면 반대매매가 출회하면서 낙폭을 키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퀀트 담당 애널리스트 A씨는 “신용잔고가 많은 종목의 반대매매 위험이 높아지는 건 급락장일 때”라며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엄격하게 신용공여를 통제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위험이 줄었다”고 말한다.

그는 되려 “지금과 같이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신용잔고 축적을 ‘스마트 머니’의 유입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해당 종목에 확신을 가진 투자자의 강한 베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지난 26일 기준 최근 한달동안 신용잔고 증가 금액이 크게 증가한 20개 종목을 추렸다. 대부분 증시 주도 테마에 포함된 종목들이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신용잔고금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다. 최근 한달 간 1029억원이 늘었다. 현재 신용잔고금액은 2843억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들어선 이후 급등세를 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발전원으로 소형모듈원전(SMR)이 부상한 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의 소형 모듈 원자로(SMR) 업체인 뉴스케일파워가 설계한 SMR 주기기 등을 제작해주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전력기기 테마의 대장주인 HD현대일렉트릭의 신용잔고금액도 최근 한달 간 374억원 늘어났다. 현재 잔고금액은 575억원이다. 최근 한달동안 주가는 20% 하락했다. 작년 한해 동안 364.72% 급등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마진율 높은 북미 지역의 수요가 증가해 수주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며 “매출액도 북미와 더불어 중동, 유럽 등의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데 따라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또 다른 전력기기 업체인 산일전기의 신용잔고금액도 최근 한달동안 219억원 증가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알테오젠의 신용잔고금액은 최근 한달 동안 671억원 늘었다. 현재 쌓여 있는 잔고금액은 2067억원이다. 이외에도 에이비엘바이오의 신용잔고금액은 277억원, 삼천당제약은 214억원이 늘었다. 금리 하락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14일에 4.792%로 고점을 찍었고, 간밤엔 4.278%까지 하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비전 등 한화그룹의 상장계열사 세 곳이 함께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방산을 중심으로 한 기계업종에 특화된 한화그룹은 최근 들어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이 가장 크게 불어난 대기업집단으로 꼽힌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