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물리적AI 그리고 엔비디아 ETF
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물리적 AI도 엔비디아 주도
반도체 제조기업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5의 핵심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기조연설이었다. 가장 주목받았던 대목은 ‘생성형 인공지능(AI)’, ‘Agent AI’ 그리고 ‘Physical AI’로 이어지는 AI 발전단계에 대한 로드맵이었다. ‘생성형 AI’는 챗 GPT로 대변되는 현재 상태이고 ‘Agent AI’는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서비스 단계 그리고 ‘Physical AI’는 인공지능(AI) 두뇌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의미한다. 엔비디아는 단순한 GPU 반도체 공급업체가 아니라 이 모든 단계에서 서비스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기조연설의 첫 화두는 GPU 반도체 RTX 50시리즈의 발표였다. 중급형 버전인 RTX 5070이 이전 세대의 최상급 모델인 RTX 4090과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549달러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기존 RTX 4090의 가격이 1599달러였음을 감안하면 AI와 게임 업계의 관심을 끌 만했다.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이 폭발적인 수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Physical AI’의 인프라로 소개된 ‘Cosmos’ 플랫폼으로 집중됐다. ‘물리적(Physical) AI’는 자율주행 또는 로봇 산업에서 3차원(3D)의 현실 세계를 학습한 인공지능이라는 의미다. ‘Cosmos’는 ‘Omniverse’라는 3차원 학습·시뮬레이션 플랫폼과 함께 현실 세계의 물리적 대상을 디지털 공간에 복제하고 가상 환경을 설계하여 다양한 시나리오를 실험하고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기존 AI 단계에서 엔비디아가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개발자들을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하도록 유도했던 것 같이 ‘Cosmos’ 소프트웨어 플랫폼 역시 자율주행 또는 로봇 산업에서도 엔비디아의 제품이 산업의 발전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AI가 답변의 정도를 스스로 판단하여 자원의 활용을 조절한다는 ‘테스트 시간 스케일링(Test time scaling)’개념은 엔비디아의 컴퓨팅 수요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테크(Tech) 산업에 투자하는 ETF 들은 대부분 엔비디아를 담고 있다. 그중에서 엔비디아를 ETF 명칭에 사용하고 있는 상품은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483320)’,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448540)’ 그리고 ‘TIGER 엔비디아미국채커버드콜밸런스(합성)(0000D0)’ 세 가지다.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는 엔비디아와 반도체 밸류체인 종목들에 투자하는 주식형 ETF이고,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는 엔비디아 30%와 국내 채권 70%로 구성된 채권혼합 ETF다. ‘TIGER 엔비디아미국채커버드콜밸런스’는 엔비디아 30%와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 70%가 합성된 형태이다. 이때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은 ETF의 월 배당이 1%가 되도록 콜옵션 매도 비중을 조정한다. 엔비디아의 가격변화에 그대로 참여하면서 월 배당과 안정성을 합성한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 ETF
엔비디아 ETF
엔비디아 주식의 1년 상승률은 136.72%이며 5년 상승률은 2159.79%이다. 고점 논란은 항상 있다. 특히 매출 총이익률이 지난해 4월 78.35%를 정점으로 7월 75.15%, 10월 74.56%로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은 주가 변동성에 대해 걱정을 하도록 하는 이슈다. 하지만 CES 기조연설에서 보았듯이 AI 발전단계에서 엔비디아의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결국 어떤 상품으로 투자할 것인가의 이슈로 귀결된다. 이미 주식형과 채권혼합형 그리고 채권혼합 커버드콜까지 상장이 되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밸류체인의 성장을 예상하며 단기적인 변동성을 인내할 수 있다면 주식형 ETF가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변동성은 일부 방어하면서 장기적으로 엔비디아를 편입자산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투자자는 채권혼합 또는 커버드콜 ETF가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신성호 연구위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