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 뽑으러 왔어요"…중국서 '투표 오픈런' 열기 [클릭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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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만을 위한 리더 간절"…中 재외투표 '스타트'
"제 한표가 정말로 국가만을 생각하는 참된 리더를 위해 쓰였으면 합니다." 베이징에 자리 잡은 후 처음으로 재외국민 투표를 했다는 사업가 이모씨도 이렇게 말했다.
'장미 대선'으로 불리는 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20일부터 해외에서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선거일은 다음달 3일이지만 재외국민 투표는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중국에서는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을 비롯 광저우·상하이·선양·시안·우한·청두·칭다오·홍콩 총영사관과 다롄 출장소 등 모두 10곳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투표소엔 교민과 유학생들이 자진해서 지원 활동에 나섰다. 오전 8시 투표소가 문 열기 전부터 대사관 밖에서 투표를 기다리는 교민들이 가득했다.
베이징 한인타운인 왕징과 근교 톈진에 교민 수송 셔틀 버스도 운행됐다. 교민을 태운 차량들이 속속 도착하면서는 투표소가 붐비기까지 했다.
투표소가 설치된 재외공관별 선거인 수는 상하이총영사관이 8892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은 4218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칭다오총영사관 3341명, 홍콩총영사관 3084명, 광저우총영사관 2964명, 시안총영사관 758명, 선양총영사관 623명, 청두총영사관 572명, 다롄출장소 446명, 우한총영사관 256명 등이다.
투표에 참여한 교민들은 하나같이 한국의 건강한 발전과 한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을 바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중 관계가 심하게 출렁거렸다는 이유에서다. 소중한 투표를 마친 뒤에는 투표소 인근에 마련된 기념 촬영 공간에서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포착됐다.
중국에서 10여년 사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국가 간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사업가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면서 "안정적인 외교 관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공대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는 송아영씨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한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투표를 해야하기 때문에 이 곳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만 2세인 자녀와 함께 투표소를 방문한 진영빈·권아름 부부는 "한·중관계가 좋아지는 게 교민들 입장에선 좋다"며 "아이가 좋은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도착해 베이징 '1호 투표자'가 된 서만교 베이징 한인회장은 "한·중관계가 특히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에 사는 교민들의 생업과 기업 운영이 지금보다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정수 주중한국대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장은 "너무 급박하게 치러져 재외국민 투표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탄핵 사태 이후 치러지는 대선인만큼 교민들의 관심도가 높고, 등록 유권자 중 투표 참여율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