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토론회 MVP는 이준석"…이준석 "단일화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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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와 이 후보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양쪽 후보와 모두 정치적인 인연이 있는 오 시장이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했다. 범보수 진영 단일화 구상인 이른바 '반(反)이재명 빅텐트'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전날 벌어진 대선 후보 초청 TV 토론회에서 두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제 공약을 일제히 비판하는 등 '임시 동맹'을 맺은 모양새가 연출되면서다.
김 후보는 또 "어제 토론회를 두고, 저를 지지하시는 많은 분이 'MVP는 이준석이다, 김문수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이 후보가 토론을 워낙 잘한다. 많이 배웠다"고 했다.
지난 2022년 국민의힘이 이 후보를 징계하고 당대표에서 몰아낸 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제가 속한 국민의힘의 당대표를 지냈다"며 "저보다도 당의 정책이나 이념, 인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 당이 잘못해서 이 후보가 밖에 나가서 고생하고 계시는데, 고생 끝에 대성공을 이루셨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저희 셋 모두 서민 가정 출신 정치인"이라며 잠시 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오 시장의 디딤돌소득과 서울런에 대해 "계층이동을 위한 사다리를 복원하겠다는 의식이 발현된 정책"이라며 "강북구 삼양동의 오세훈, 노원구 상계동의 이준석, 경북 영천 김문수의 삶이 2000년대생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에게도 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과의 논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후보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이 없고, 과학기술 기반 사회를 향한 비전에 공감대가 있는 안 의원의 말씀에는 어느 정도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했다. 다만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공동전선을 구축하자'는 안 의원의 제안에는 "지금 단계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에 앞서 이 후보는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완주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은 이준석과 이재명의 일대일 대결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충무공의 기개로 맨 앞에서 싸우겠다. 단 하나의 필승 카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시욱/하지은 기자 siook95@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