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미 신용등급 강등…채권 금리 더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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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는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 등급에서 Aa1으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무디스는 "의회가 현재 추진 중인 예산안이 지출과 적자를 다년간 실질적으로 감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미국의 재정 상황은 과거 대비, 그리고 다른 높은 신용등급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에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무디스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미국 정부에 최고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유일한 곳인데, 지난해 11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트먼트의 맥스 고크먼 투자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다른 안전 자산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함에 따라 미 연방정부의 부채 상환 비용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이는 국채 수익률 곡선의 위험한 베어스티프닝(장기물이 오르고, 단기물은 내리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을 초래하고, 달러에 추가 하락 압력을 가하며, 미국 주식의 매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 조치가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투자자들에게 약간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라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의회의 예산안 논의에서 재정적자 증가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금융시장을 뒤흔들 정도는 아닐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미 S&P가 지난 2011년 8월, 피치는 2023년 8월에 각각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2011년 S&P가 낮췄을 때는 3대 신용평가사 중 처음이어서 금융시장이 크게 놀랐었다. 2011년 발표 직후 S&P500 지수는 하루만에 6.7% 급락했었다. 미 국채 금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위기로 간주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에 몰린 것이다. 2023년에는 발표 직후 S&P500 지수가 하루 동안 1.4% 내렸다. 당시에는 안전자선 선호는 덜했고, 채권 금리는 상승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