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받으면 검찰 불려가고 5년 징역"…이재명 '대추즙'도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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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위반' 조심하는 이재명 후보
'사법 살인' 피해자 부각 의도 해석
李 "없는 것도 만드는 세상이니"
전국을 돌며 유권자를 만나는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진행 중인 이 후보는 지난 6일 충북 보은군에서 한 지지자가 대추즙 박스를 건네자 "이거 얼마짜리냐"며 "내가 또 처벌받을까 봐 그렇다"고 했다. 이어 "3만원 이상으로 받으면 안 되지 않냐"고 했다.
지지자가 "몇 시간을 기다렸다"며 권하는 가운데, 이 후보는 "이거 받으면 또 검찰에 불려 다니고 법원에 가서 징역 5년 살리고 그럴 것"이라고 재차 거절했다. 결국 이 후보는 대추즙 한 팩만 받아 마시면서 "이건 설마 징역 5년 이렇게 하지 않겠지"라고 했다.
이 후보는 대추즙을 건넨 지지자에게 '법적으로 돈을 받아야 한다'며 대가로 현금을 건네는 당 지역위원회 관계자에게도 "너무 많이 주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라면서 "이거(현금이) 얼마냐"고 묻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경북 영주 유세에서도 한 지지자가 선물을 건네려 하자 "공짜로 뭘 받았다 이래 가지고, 정치자금법으로 걸지 모른다"며 "우리에게는 없는 것도 만드는 세상이니까"라고 했다.
지난 3일 강원도 속초에서는 '대통령 이재명'이라고 사인해달라는 지지자에게 "대통령 이렇게 쓰면 관직 사칭으로 또 말썽이 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과거 검사 사칭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았다.
이 후보가 이같이 매사에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배경에는 불필요한 잡음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검찰과 사법부가 자신에게 무리한 기소나 판결을 내리고 있다는 점을 주장하려는 의도가 특히 크게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후보는 유세에서 "물리적으로 죽는 게 있겠지만 법률적으로도 죽이려면 죽일 수 있다. 저는 반드시 살아남겠다", "조봉암도 사법 살인이 됐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사형 선고를 받은 일이 있다. 반드시 살겠다" 등 자신이 '사법 살인'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