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앙숙 아냐'…이준석, 안철수에게 러브콜 보낼까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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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 탈락' 안철수에 쏠리는 관심
'前 앙숙' 이준석과 스킨십, 연대로 이어질까
이준석 "지금은 부담 줄 계획 전혀 없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안 의원은 지난달 29일 2강 문턱을 넘지 못하며 최종 경선 진출에 실패했다. 안 의원은 "지금 우리나라는 참으로 중대한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모두 더욱 분발해야 할 때"라며 "비록 저는 여기서 멈추지만, 국민 통합과 미래를 향한 제 소명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민생을 살피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최종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이름순) 후보는 각각 "의사로서, 또 과학자로서 사학가로서 정치인으로서 훌륭한 많은 점을 가지고 계신다. 앞으로 잘 모시겠다", "새로운 영역에 대해서 열린 마음이시고, 새로운 도전을 하시는 점에 대해 놀랍고 존경스러운 마음이었다. 선배님의 앞날을 응원하겠다"며 안 후보에게 구애했다. 경선 막판까지 안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후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이 후보의 구애는 러브콜에만 그치지 않고, 정치권 앙숙으로 불리던 두 사람이 실제로 마주 앉는 그림까지 이끌어내기도 했다. 바로 지난달 25일 안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판교 테크노밸리 광장에서 열린 인공지능(AI)·과학 기술 분야 1대1 토론이다. 구여권 관계자는 "안 의원이 당 경선이 한창이던 때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민의힘 지지층의 반감이 있는 이 후보를 만났던 것"이라고 했다.
지금 이 후보는 '반(反)이재명'을 기치로 하는 빅텐트 참여에는 강경하게 선을 긋는 모습이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건 이 후보가 꾸준히 제시해온 연대의 '조건'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보수 진영에서 거론하는 빅텐트는 여의도 정치꾼의 모임에 불과하다"며 "단일화 구상에는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 뜻이 맞는 상대와는 빅텐트가 아니라 스몰텐트여도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 측도 이런 맥락에서 "이 후보가 안 의원의 경선 탈락 이후 접촉할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면서도 안 의원이 정치적 여건상 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와 손을 잡으려면 사실상 당적을 버리는 수준의 결단이 필요한데, 안 의원 입장에서는 철새 정치 비판에 휘말릴 수 있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이 후보가 추후 빅텐트에 참여하면 그때 안 의원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현실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후보는 '안 의원에게 이번 대선에서 연대를 제안할 계획이 있느냐'는 한경닷컴의 질문에 "안 의원, 홍준표 전 대구시장 모두 지금은 몇주간의 치열한 여정 끝에 휴식과 지지해준 분들에 대한 인사나 감사 표시를 해야 할 시기이기에 그분들에게 부담을 줄 것은 전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