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실에 경제상황판을" 30년 증권맨 출신 홍성국 최고위원 [이재명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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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한 명이지만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수백, 수천명입니다. 대통령 후보 곁을 밀착 보좌하고 유권자 표심 공략 전략을 짜는 참모부터 각 분야 정책을 발굴해 공약으로 가다듬는 전문가까지,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를 돕는 인사들을 소개하는 온라인 시리즈 기사를 연재합니다.
홍 최고위원은 이재명 전 대표가 중용하고 있지만 계파색이 강한 정치인은 아니다. 2020년 2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홍 최고위원을 영입한 건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였다. ‘지역 맹주’였던 이해찬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를 홍 최고위원(세종갑)에게 내줬다. 2022년 대선 당내 경선 때 홍 최고위원은 이재명 전 대표가 아니라 이낙연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했다.
이 전 대표는 애널리스트 출신인 홍 최고위원의 거시경제 지표 분석력과 철저히 조직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높게 평가한다고 한다. 이 전 대표가 홍 최고위원을 얼마나 신뢰하는지는 홍 최고위원을 어떻게 중용하는지 보면 답이 나온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홍 최고위원은 재선 가능성이 큰데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스스로 ‘뱃지’를 반납했다. “연구자로 돌아가 겠다”는 게 불출마의 이유였다. 홍 최고위원은 사석에서 “300명 중 1명인 국회의원보다 연구자가 되어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게 더 영향력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홍 최고위원은 정치권, 민주당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는 듯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런 그를 다시 정치권으로 불러들였다. 지난해 11월 당내 기구인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으로 원외 인사였던 홍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역대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전 국회의장 등 당내 중량감있는 경제 전문가들을 임명돼왔던 만큼 초선 출신의 원외 인사인 홍 최고위원을 임명한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홍 최고위원은 의장을 맡으며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 △플랫폼공정화법 제정 추진 △장기 투자자 지원 정책 마련 △K칩스법 정기국회 내 지원 등의 경제 정책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당대표 회의실에 주가지수와 환율 등 경제지표가 실시간 표출되는 경제상황판을 설치한 것도 홍 최고위원 아이디어다.
이 전 대표가 홍 최고위원을 신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사람’보다는 ‘민주당’이라는 조직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홍 최고위원은 특정 정치 계파에 속하지 않고 꾸준히 당에서 주요 역할을 해왔다. 김태년 원내대표 때는 원내부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때는 원내 경제대변인을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 체제 때는 경제특보를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어느 지도부가 들어서든 홍 최고위원의 능력을 믿고 썼다”고 했다.
홍 최고위원은 21대 국회 때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레고랜드 사태, 상호금융 부실 사태 대응 등의 이슈를 주도했다. 불법 계좌대여 알선 및 중개행위를 금지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연체 중인 통신비와 건강보험료를 채무조정 받을 수 있는 채무자보호법, 부동산 PF 위기 대응을 위한 배드뱅크 설치법 등이 홍 최고위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들이다. 금융교육진흥법 제정안도 냈다.
원외 인사임데도 민주당 경제 공부 모임인 ‘경제는 민주당’의 강연자로 나서는 등 당내 경제 관련 토론회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모임에는 민주당 현역 의원 20여명 가까이가 꾸준하게 참석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산업 분야 성장 전략을 짜는 역할을 홍 최고위원에게 맡길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1963년 충남 연기 △고려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동국대 행정대학원 석사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미래에셋대우 사장 △21대 국회의원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
배성수 기자 baebae@wvnryckg.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