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빈손으로 끝난 가운데, 김 후보와 당 지도부의 갈등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김 후보 측은 당이 김 후보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취지가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김문수 캠프의 김재원 비서실장은 7일 두 후보의 만찬 회동이 열린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약속 장소로 오는 도중에 납득하기 어려운 소식을 들었다"며 "오늘 5시 반 상에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황 위원장을 찾아가 '오늘 저녁에 김문수·한덕수 회동은 결렬될 것이 명확하다. 그러므로 오늘 저녁 곧바로 선관위를 열어서 내일은 후보자 토론, 모레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후보를 정하는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가 회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당에서는 벌써 김문수를 끌어내리기 위해 선관위원장을 찾아가 대선 절차를 다시 진행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우리 당이 원하는 대통령선거의 모습은 어떤 거냐. 너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권 위원장의 취지가 왜곡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위원장이 황 전 선관위원장에게 '오늘 오후에 만나게 돼 다행이고 좋은 결실을 보면 좋겠다. 그러나 시간이 없기 때문에 만약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합의하든 결렬되든 선관위가 기능을 하고 있으니 TV 토론 방식이나 여론조사 방식 등을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권 비대위원장의) 이 요청에 대해 황 전 선관위원장은 ‘지금 김 후보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당 대선 경선) 선관위원장을 계속하는 건 적절치 않으니 선관위원장 자리는 내려놓겠다. 개인적으로는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아마 황 전 선관위원장은 ‘당의 생각이 이런 것이니 오늘 두 후보의 대화에 좋은 성과가 나길 바란다’는 취지로 그쪽(김 후보 측)에 이야기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만약 잘 안된다면 당에서도 단일화가 성사가 잘 되길 바란다는 일종의 의지를 보여주는 건 필요하겠단 생각을 권 위원장이 갖고 있지만 두 사람이 만나기 한 시간 전 '결렬될 것이 확실하다'는 말을 상식적으로 어떻게 하느냐"며 "그 부분을 권 위원장이 황 전 선관위원장에게 다시 전화해 '그런 것 아니지 않냐'고 했고, 황 전 선관위원장도 '맞다' 해서 바로잡는다"고 부연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또 당 선관위 활동 시한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wvnryckg.shop